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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인터뷰] 『여름의 비행운』 이혜령 작가 인터뷰

등록일 25-10-24

작성자 관리자

❝『여름의 비행운』 이혜령 작가 인터뷰❞


혼자가 아닌 함께, 애도의 시간을 건너는 방법!
『여름의 비행운』이혜령 작가와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

『여름의 비행운』은 제1회 소원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이에요.
심사 위원 만장일치 결정을 이끌어내며 극찬을 받았습니다.
'죽음’과 ‘애도’라는 묵직한 주제를 섬세하게 그린 단편집으로,
여름의 생명력을 통해 찬란한 여름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상실'에 초점을 맞추어서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보편적인 사건이지만
그로 인해 남겨지는 감정은 지극히 개인적이죠.

작가님의 집필 에피소드✍️부터 감사의 인사✨까지!
인터뷰를 하며 작가님께 더 빠져들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이혜령 작가의 여름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어차피 지울 수도 버릴 수도 없는 감정이라면
다정하고 애틋한 감정으로 간직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 이혜령 작가

소원나무 TV 보러가기
▴ 상단 글씨를 누르시면 인터뷰 영상으로 연결됩니다.



1. 안녕하세요, 이혜령 작가님.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쓰는 이혜령입니다. <여름의 비행운>이란 청소년단편집으로 인사를 드리게 되었는데요. 저는 작품 속에 나오는 무수처럼 계단이 많은 집에서 살았었고 비행운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종종 혼자 독립영화관에서 영화를 봅니다. 그리고 여름을 좋아합니다. 이 작품을 쓰면서 여름을 좋아하게 되었는데요. 여러분들도 작품을 읽어보시면 아마 여름을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작가님의 신작, 『여름의 비행운』이 출간되었습니다. 작가님이 쓰신 첫 번째 청소년 소설이면서 소원청소년문학상 1회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 작품이 작가님께 어떤 의미인지, 출간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여름의 비행운>에 수록된 단편소설들은 글이 써지지 않았을 때, 저를 위해 쓴 이야기였습니다. 저를 위로하는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고, 좋은 글이라는 칭찬까지 받게 되어 많이 기뻤습니다. 소원문학상이 저에게 많은 용기와 격려를 주었는데요. 앞으로도 쓰고 싶은 글,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맘껏 써보라고 등을 떠밀어주는 기분이었습니다. <여름의 비행운>은 제가 읽고 싶은 이야기고, 또 누군가에게 읽혔으면 하는 이야기입니다. <여름의 비행운>이 많은 독자들과 만나 사랑받기를 바랍니다.


3. 『여름의 비행운』 어떤 이야기인지 작품의 개요를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상실을 겪은 인물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상실을 겪지만, 결국 곁에 있는 누군가와 함께 여름의 생명력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슬픈 이야기로 읽힐 수도 있지만 저는 <여름의 비행운> 찬란한 여름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썼습니다.


4. 앞 질문에서 언급했지만, 이번 작품이 작가님의 첫 번째 청소년 소설입니다. 그동안 동화 집필에 집중하셨는데, 청소년 소설을 써야겠다 마음먹으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또, 청소년 소설이 동화와 다른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솔직히 말하자면 동화가 잘 써지지 않았습니다. 이유를 곰곰 생각해봤는데요, 동화책을 여러 권 출간할 때마다 더 좋은 작품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나 봐요. 글을 안 쓸 수는 없어서 부담 없는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 언젠가는 써야 할 이야기를 썼습니다. 오랜만에 마음이 편안해졌고 다시 글쓰기가 재미있어졌어요. 쓰는 동안 만족감이 깊었습니다. 그렇게 2년 동안 조금씩 느긋하게 쓴 이야기들로 소원청소년문학상을 받게 되었고, 다시 좋아하던 동화도 쓸 수 있게 되었어요.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쓰면서 저는 크게 다르다는 느낌을 받진 못했습니다. 다만 동화를 쓸 때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제약이 있고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면 청소년 소설을 쓸 때 좀 더 자유롭게 썼습니다.


5. 다섯 단편 모두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큰 사건으로 등장합니다. 죽음은 모든 인간에게 찾아온다는 점에서 일반적이지만, 그것이 남기는 감정은 매우 사적인데요. 죽음과 상실을 다루신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아주 어렸을 때 가족의 죽음을 겪었습니다. 그때는 아주 어려서 죽음이 무엇인지 잘 몰랐고 당시 사회 분위기에서도 ‘죽음’은 금기시되던 시대였어요. 가족 모두가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거 같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가슴 속에 죄책감 같은 게 있었나 봐요. 동화를 쓰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상실을 겪은 인물들이 자꾸 등장하더라고요. 청소년 소설을 쓰면서도 모든 작품이 ‘죽음’과 ‘상실’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썼습니다. 공모전에 내려고 기획 의도를 정리하다가 알게 되었지요. 청소년 시기에 친했던 친구들 대부분이 가족의 죽음을 겪은 친구들이었어요. 그 친구들의 마음들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썼습니다. 충분히 위로받지 못한 어린 시절 저와 제 친구들을 위로해주고 싶었나봐요. 죽음으로 인한 상처는 지워지거나 완전히 치유되지는 못하는 거 같아요. 다만, 누군가와 위로를 나눈 감정과 섞여 슬픔을 자연스럽게 내 감정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아요. 작품 속 무수와 영우, 재희와 해봄이가 서로의 곁에서 슬픔을 나누면서 슬픔의 빛깔이 조금 달라지게 되는 것처럼요. “슬프지만 내내 슬프기만 한 건 아니었어.” “외롭지만 그래도 네가 있어 견딜만했어.” “아프지만 그래도 기억하면서 살고 싶어.” 어차피 지울 수도 버릴 수도 없는 감정이라면 다정하고 애틋한 감정으로 간직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6. 작품을 읽으며 독자는 남겨진 인물의 생활을 마주합니다. 작품 속 인물은 사랑하는 사람의 빈자리에 깊은 상실감을 느끼고, 각기 다른 방식으로 슬픔을 발현합니다. 거짓말을 하거나, 수면제에 의존합니다. 존재감 없이 그림자처럼 지내기도 하고, 누군가를 지독하게 원망합니다. 꽤 절망적이라 말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요. 이러한 주인공을 내세우는 방식이 작가님께서 보여 주고 싶었던 청소년의 모습, 청소년의 성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합니다.

솔직히 저는 주인공들의 상황이 절망적이라는 걸 잘 느끼지 못하고 썼습니다. 상실감과 슬픔을 저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것 같아요. 힘드니까 주저앉는 거고, 슬프니까 잠을 못 자고, 외로우니까 숨고 싶은 거잖아요. 저는 힘들 땐 좀 그렇게 지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계속 주저앉아 있지만은 않으니까요. 누군가 손을 건네고, 시원한 물을 건네고, 옆에 앉아 기다려주죠. 누구나 사는 동안 크고 작은 상실을 겪잖아요. 저는 청소년들이 자신이 겪는 다양한 부정적인 감정들을 제대로 마주하고 자기의 것으로 건강하게 받아 들이길 바래요. 힘든 감정의 터널을 빠져나오면 분명 이전의 나와 다른 나가 되어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요.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나만 보이다가 조금씩 다른 사람들도 보이게 되고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신의 감정을 돌보며 조금씩 성장하며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7. 다섯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중 작가님께서 가장 아끼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어떤 이유로 그 인물을 아끼시는지 궁금합니다.

작품집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을 좋아하는데요 그중에 <여름의 비행운>의 무수를 가장 아낍니다. 무수 안에 제가 가장 많이 담긴 거 같아서 애틋한 감정이 듭니다. 무수처럼 계단이 아주 많은 집에 살았던 적이 있었는데요. 계단 맨 끝에 앉아서 어린 무수처럼 멍때리기를 자주 한 것 같습니다. 아픈 마음을 숨기기 위해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거짓말을 하는 무수와 영우에게 ‘거짓말은 나쁜 거야. 너는 나쁜 아이야! 라는 손가락질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또 무수랑 닮은 게 있는데 무수처럼 저도 수영을 못해요. 언젠가 꼭 수영을 배워서 발리에 가면 꼭 배영을 해보고 싶어요.


8. 집필하시면서 가장 재미있게 쓴 장면은 무엇인가요? 반대로 가장 고민이 많았던 부분은 어디였나요?

재미있게 쓴 장면은 <여름의 비행운>의 마지막 부분이었는데요. 무수와 영우가 비행기를 세며 서로에게 자신이 한 거짓말을 얘기하는 장면이에요. 무수가 영화에서 본 장면을 보고 아빠가 새살림을 차린 집을 찾아갔다가 황당한 경험을 하고 돌아오지요. 엄마에게 영화 이야기를 마치 자신이 한 것처럼 거짓말을 하는데요. 엄마는 이미 영우의 거짓말을 알고 있죠. 그때 엄마가 영우에게 하는 대사가 있어요. 엄마는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불행하지만은 않다고요. 너도 가볍게 살으라는 말이었어요. 그 대사를 쓰면서 마음이 좋았습니다. 청소년이 된 두 사람이 비행기를 세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데요. 어린 시절 서로가 곁에 있어서 덜 외로웠다는 사실을 깨닫고 서로에게 우정을 넘어 사랑을 느낍니다. 그 장면을 쓰면서 설레고 좋았습니다. 언젠가는 로맨스 소설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이 장면을 쓰면서 했습니다.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장면은 <여름 숲에서 우리는> 작품에서 유진이 리밋 서비스를 통해 엄마를 다시 만나는 장면이었는데요. 스포가 될까 자세히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유진이가 기억하는 엄마를 만나게 할지,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를 만나게 할지 끝까지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만약 나라면 어떨까 고민하다가 제가 원하는 선택을 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선택을 할지 작품을 읽으면서 한번 생각해 보면 좋은 독서가 될 것 같습니다.


9. 『여름의 비행운』의 매력을 다섯 글자로 표현한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어떤 독자에게 이 작품을 추천하나요?

다섯 글자로 표현하면 /여름이좋아/ 로 하겠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여름이 좋아질 거예요. 제가 여름을 원래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여름의 비행운>을 쓰면서 여름을 좋아하게 됐어요. 예전에는 햇살이 눈부셔서 짜증이 났는데요. 지금은 햇볕은 뜨겁지만 햇살은 눈부시게 아름답네! 더워서 무기력해지지만, 여름 자체는 생명력이 넘친다는 걸 느끼게 되었거든요. 이왕 지나가는 계절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라고 말할 수 있었음 좋겠어요. 이 책을 읽고 좋았다면 여름을 좀 더 행복하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여름이좋아”라고 표현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아침에 일어나면 멍때리기를 10분 이상 하는 분, 목적 없이 걷는 걸 좋아하는 분, 독립영화를 보기 위해 독립영화관을 찾아가는 분, 혼자 여행을 한 번이라도 가보신 분, 독립서점에서 가끔 책을 사는 분, 골목만 보면 사진 찍고 싶은 분, 그리고 마음속에 그리운 사람이 한 사람 이상 있는 분들께 권하고 싶습니다. 저랑 취향이 비슷한 분들이라면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10. 앞으로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현재 집필(구상) 중인 원고에 관한 이야기, 출간을 앞둔 작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인간과 AI의 관계 이야기를 연작으로 쓰려고 구상 중에 있습니다. SF는 <여름의 비행운> 작품집 중 <소요의 바다>가 처음이었는데요. 쓰면서 재미있었습니다. 인간들이 사는 세상에서 점점 자리를 차지하게 될 AI들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다양한 고민을 담아보고 있습니다.


11. 마지막으로 『여름의 비행운』을 읽을 독자께 감사와 사랑이 담긴 인사를 전해 주세요.

<여름의 비행운> 속 주인공들과 함께 뜨거운 여름을 보내실 독자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여름의 비행운>이 여름마다 꺼내 볼 수 있는 사랑스러운 작품집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공항에서 활주로의 비행기를 봤을 때, 예쁜 골목길을 걸을 때, 한적한 바닷가를 걸을 때 그리고 흐릿한 비행운을 만났을 때 문득 떠오르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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