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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인터뷰] 『상담 교사 추락 사건』 정율리 작가 인터뷰

등록일 26-01-16

작성자 관리자

❝『상담 교사 추락 사건』 정율리 작가 인터뷰❞



아슬아슬 위태롭지만,
절대 추락하지 않는 세 아이의 단단한 우정
『상담 교사 추락 사건』정율리 작가와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

『상담 교사 추락 사건』은 제1회 소원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이에요.
상당히 신선하고 실험적인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심사 위원 만장일치 결정을 이끌어 냈어요.

『상담 교사 추락 사건』은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세 아이가
의문의 추락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예요.

이번 인터뷰에서는 '아이들'에 초점을 맞추어서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책의 주제인 아이들에게 필요한 어른은 어떤 존재인지,
또 소설의 결말은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를 나우었습니다.

작가님이 설명해주시는 모드니의 의미🤖부터 감사의 인사✨까지!
인터뷰를 하며 작가님께 더 빠져들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정율리 작가의 아이들을 향한 애정 어린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면,
누군가 함부로 당신을 해치게 내버려두지 말라는 거예요."
- 정율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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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단 글씨를 누르시면 인터뷰 영상으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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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녕하세요, 정율리 작가님. 반갑습니다.
『상담 교사 추락 사건』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작가님은 어떤 분이신지, 어떤 이야기를 주로 상상하고,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시는지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런저런 글을 꾸준히 써 왔지만, 아동 문학 단행본은 상담 교사 추락 사건이 처음이에요. 이제 막 정식으로 아동 문학 작가로 데뷔한 셈이죠.
어릴 적 저는 책으로 세상을 배웠어요. 그래서 글을 쓸 때마다 마음 한가운데 이런 다짐을 세웁니다. 우선은 좋은 어른이 되자. 아이들이 아직 만나지 못한 세계의 문을 하나 더 열어 주자. 저에게 새로운 세상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 줬던 수많은 작가처럼 말이죠.
이야기란 허구입니다. 제가 쓰는 이야기도 결국 근사하게 꾸며 낸 거짓말이죠. 멋진 거짓말은 아이들이 숨을 고르고 쉬어 갈 수 있는 안전지대가 되어 줍니다. 책만큼 안전하게 모험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없잖아요.
오늘도 아이들의 세계가 조금 더 넓고 환하게 펼쳐지길 바라며 아름답고, 재밌고, 조용히 반짝이는 거짓말을 상상합니다.
 

2. 『상담 교사 추락 사건』은 제1회 소원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입니다.
이 작품이 작가님께 어떤 의미인지, 출간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
 
저의 좌우명은 될 때까지 하면 뭐라도 되겠지. 안 되면 될 대로 되라지!’입니다. 뭐라도 될 줄 알았는데 계속 공모전에 떨어지고 아무것도 안 되길래, 나는 이제 공모전 탈락 전문가가 되겠구나, 생각하던 차에 소원나무 출판사에서 대상을 수상했다고 연락이 왔어요.
실패해도 글을 계속 쓸 수 있었던 건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었어요. 내내 마음에 품고 있었던 상담 교사 추락 사건을 쓰면서 누구도 읽지 않을 이야기를 홀로 쓴다는 생각에 외로웠지만, 아이들과 세계 그리고 이야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저를 책상 앞으로 돌아오게 했어요. 아무도 읽지 않더라도 내가 만든 인물을 끝까지 책임지고 싶었어요. 책이 출간되어 민아, 희주, 시연이의 사연이 독자분들에게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매우 설렙니다. 덕분에 이야기 속 아이들이 덜 외로울 것 같아요.
 

3. 『상담 교사 추락 사건』이 어떤 이야기인지 간략하게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로운 초등학교에서 로봇 상담 교사 모드니가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납니다. 추락 사고에 관련된 아이는 세 명, 민아, 시연, 희주입니다. 세 아이의 내면을 중심으로 시점이 교차하며 추락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나갑니다. 위태롭게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변치 않을 굳센 우정과 세 아이의 성장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4. 『상담 교사 추락 사건』은 민아, 희주, 시연 세 아이가
의문의 추락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요.
이번 작품을 집필하게 된 계기와 세 인물을 어떻게 떠올리셨는지 궁금합니다.

 
집필 계기는 한 신문 기사였어요. 어느 관공서 로봇 주무관이 계단에서 추락했다는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저마다 로봇이 떨어진 이유를 추측하며 댓글을 달아 놓았는데 기상천외하더군요. 전 그때 심술궂은 누군가가 정성껏 만들어 놓은 눈사람을 발로 뻥 차 버리듯 로봇을 발로 차 버린 게 아닐까, 하는 상상을 했어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약한 생각이죠. 이 상상을 바탕으로 처음에는 매일 넘어지는 초등학교 로봇 보안관 이야기를 쓰려고 했어요. 하지만 글을 쓰면 쓸수록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그 무렵 저는 현저히 낮은 한국 어린이의 행복도를 보며 도대체 우리 아이들은 왜 행복할 수 없을까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이야기 속에서라도 아이들이 시원하게 자기 마음을 터놓는 존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초등학교에서 허구한 날 자빠지는 보안관 모드니가 떠올랐습니다. 모드니를 상담 교사로 바꾸자 자연스럽게 세 명의 주인공이 떠올랐어요. 어쩌면 마음에 부채로 남았던 아이들의 괴로움이 저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5. 민아, 희주, 시연이도 중요하지만, 상담 로봇 모드니를 빼고 작품을 이야기할 순 없겠지요.
저는 작가님의 작품이 어리숙한 어른과 고통받는 어린이를 함께 보여 주며
어린이에게 어떤 어른이 필요한지 질문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님께서 생각하는 모드니는 어떤 인물인지,
작품에서 모드니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여쭙습니다.

 
SF 영화에서는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지만, 만약 로봇이 진짜 자의식을 갖게 된다면 인간을 지배하는 대신 전원을 꺼 버릴 거라고 생각해요. 로봇에게 인간 사회는 너무 비효율적이잖아요. 뻔히 답을 알면서도 그릇된 선택을 하고요. 반면 로봇은 정해진 목표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실행하죠. 저는 로봇이야말로 최고의 상담 선생님이라고 생각했어요. 오지 어린이를 지키는 목적을 가진 로봇이라면 아이의 성적, 배경, 말투 같은 요소에 흔들리지 않을 거예요. 피곤함도 짜증도 느끼지 않겠죠. 아이들에게 가치관을 주입하지도 않고 이해관계에 얽히지도 않죠. 아이에게는 완전한 중립을 지키는 존재이자 가장 깨끗한 안전지대가 될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모드니야말로 아이들을 대신해 떨어질 수 있는 존재로 딱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모드니는 수리할 수 있으니까요. 모드니라면 이런 저의 마음도 이해해 줄 것 같았어요.
 

6. 민아, 희주, 시연이가 처한 상황은 무겁습니다.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 위장 이혼, 학대 문제를
한꺼번에 다루기로 결심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
 
어릴 때 친구들이랑 관계가 깊어지면 저마다 비밀을 이야기했어요. 모두 각자 사정이 있었죠. 물론 저도 마찬가지고요. 겉으론 다 평범하고 괜찮아 보이지만 다른 사람이 처한 독특한 환경을 우리는 알 수 없어요. 말하지 않으면 절대 모르는 거니까요.
저의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가 세상에 존재하는 여러 가정 환경을 이해하고 편견을 거두길 바라요. 저는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를 벗어난 가정이 이야기 속에 자주 등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실의 가족이 이미 매우 다양하니까요. 아이들은 자신과 다른 가정을 보며 불안해하기도 하는데, 이야기가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보여 준다면 우리 집도 너희 집도 괜찮다는 감각을 얻지 않을까요. 다양한 가정 환경은 사랑과 돌봄이 여러 방식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며 아이가 세상을 더 넓게 이해하도록 도와줄 거예요.
강한 교훈을 앞세우기보다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하고, 낙인이나 편견을 반복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면에서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일이 어렵기도 하지만 계속 시도해 보고 싶어요.
 

7. 관람차 장면, 학원 건물 화장실 장면,
모드니의 독백 장면 등 기억에 남는 명장면이 여럿 떠오릅니다.
집필하시면서 가장 재미있게 쓴 장면은 무엇인가요?
반대로 가장 고민이 많았던 부분은 어디였나요?

 
가장 재미있게 쓴 장면은 시연이의 이야기예요. 저는 좀 모나고 괴팍한 캐릭터를 좋아해요. 인간은 늘 불완전한 존재잖아요. 저도 어릴 때 시연이처럼 잘나가는 무리에 속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고 교실 안에 은밀하게 존재하는 위계질서에 위축되기도 했어요. 포장하지 않고 솔직한 시연이의 마음을 쓰면서 해방감도 느꼈어요.
가장 고민이 많았던 부분은 모드니 이야기였습니다. 중요한 건 인간보다 나은 로봇의 우월함을 증명하는 게 아니라 모드니가 아이들을 상담하며 느꼈을 감정적 진폭을 담아야 했죠. 물론 로봇은 로봇이니까 흔들림이 없지만, 아이들의 반응, 성장, 혼란 등에 교감해야 이야기가 움직이니까요. 모드니가 인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행위에 설득력을 주려고 여러 번 글을 고쳤던 기억이 나네요.
 

8. 결말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누가 모드니를 밀었는지 밝혀지고 세 인물이 가진 문제가 해결되지만,
희주는 학교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민아와 시연이는 홀로서기를 시작한 희주를 기꺼이 기다려 주고요.
이 결말을 보며 성숙한 우정이란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여러 가지 결말을 고민하셨을 텐데 왜 이 결말을 선택하셨나요
?

희주가 학교로 돌아오지 않는 건, 성장은 완성이 아니라 과정이라는 사실을 보여 주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만 아이들은 계속 살아가야 하잖아요. 누군가를 이해하거나 다시 신뢰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드러내고, 더딘 회복도 괜찮다고 느끼게 해 주고 싶었어요. 누가 닦달하고 잔소리를 퍼붓든 어린이가 자신에게 알맞은 속도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민아도 희주도 시연이도 서로를 기다려 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은 충분히 서로를 기다릴 수 있을 거예요. 사랑 없는 기다림은 불가능하니까요. 각자의 손바닥에 부지런히 별을 그리다 오래지 않아 꼭 만나게 될 거라는 믿어요. 물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너 그때 그 말은 좀 심했어.”라고 서운한 마음도 드러내겠지만요.

 
9. 작가님께서 이번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특별히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일단은 이야기가 재미있었으면 좋겠네요, 제발.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면, 누군가 함부로 당신을 해치게 내버려두지 말라는 거예요. 아무도 우리를 망가트릴 권리는 없습니다. 몸도 마음도 튼튼하게!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지키는 힘을 얻었으면 좋겠어요.
 

10. 『상담 교사 추락 사건』의 매력을 다섯 글자로 표현한다면?
그리고 어떤 독자에게 추천하시나요?

 
공감과 반전.
인물의 내면이 서서히 드러나는 서사, 상처를 회복하는 미세한 변화를 읽기 좋아하는 사람. 복잡한 인간관계와 마음의 갈등을 탐구하고 싶어 하는 어린이. 상처를 견디며 성장해 가는 인물을 통해 위로와 용기를 얻고 싶은 독자에게 권하고 싶어요.
 

11. 앞으로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현재 집필(구상) 중인 원고에 관한 이야기, 출간을 앞둔 작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앞으로 출간할 작품도 소원나무와 함께 하게 되었어요. 강옥이가 예뻐서라는 작품입니다. 전학생에게 매료된 모범생 여자아이가 단순한 동경을 넘어 위험한 놀이에 빠지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SNS, 동경과 질투, 소문의 소문이 요란하게 뒤얽히며 나답게 산다는 건 무엇인지, 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용기를 이야기하는 동화입니다.
 

12. 마지막으로 『상담 교사 추락 사건』을 읽을 독자께
감사와 사랑이 담긴 인사를 전해 주세요
.
 
책을 펼치면 여러분은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때로는 두근거리고 때로는 위태로운 길을 함께 걸어 줄 여러분께 미리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요. 여러분 각자가 발견한 진실 덕분에 이야기는 살아 움직이는 거니까요. 이야기 속 인물과 즐거운 모험 하시길 바랄게요. 부디 저의 글이 여러분의 마음속에 가닿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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