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어
#소원청소년문학상 #일제강점기 #수영 #여성청소년 #라이벌 #화해 #성장
푸울에 풍덩
주제어
#소원청소년문학상 #일제강점기 #수영 #여성청소년 #라이벌 #화해 #성장
교과 연계
국어1-1. 4 성장하고 변화하고
국어1-2. 1 갈등과 문제 해결
국어2-1. 1 문학 속 목소리
국어 2-2. 1 공감과 이해 공통
국어 1. 1 문학의 향기 공통
국어 2. 1 한국 문학의 길
저자 소개
이재은
좋아하는 게 많아서 마음이 늘 분주하다. 몸이 마음을 따라가지 못해 느릿느릿 산다. 좋아하는 동시에 괴로운 건 글쓰기뿐이다. 그럼에도 좋아하는 마음이 훨씬 더 커서 어쨌든 쓰고 있다. 그동안 SF소설 『브이 캡슐』, 어린이 논픽션 『편의점을 털어라! : 역사편, 지리편』, 『기후 위기 CC스토어』 등을 썼다. 『푸울에 풍덩』으로 제2회 소원청소년문학상 우수상을 받았다.
책 소개
[책 소개]
제2회 소원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푸울에 풍덩』은 근대를 배경으로 수영 선수를 꿈꾸는 열다섯 소녀 하도란의 삶을 그린다. 1930년대 경성 거리와 근대식 수영장 풍경을 사실감 있게 담아내고, 여성 청소년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과 꿈을 향한 열정을 세밀하게 그려 낸다. 도란은 시대, 출신, 가족에 얽매인 삶에서 놓여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이름으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좌절과 희망을 반복해 겪으며 단단해지는 청소년의 모습은 시대를 건너 현대 독자에게도 큰 울림을 전한다.
[심사 평]
근대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한 개인의 성장과 정체성을 그려 나간 작품이다. 수영이라는 스포츠를 소재로 다룬 이 작품은 한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다. 독자를 자연스럽게 서사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대단하며, 역사적 격변기에서 끝까지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는 주인공의 성장 서사는 독자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옥수, 김선희, 김혜정(심사 위원)
[차례]
프롤로그 … 009
여기가 푸울 맞죠? … 016
푸울에 데뷔하다 … 030
용기 내 볼 명분 … 044
검은 수영복과 파란 수영모 … 058
새로 배우는 수영 … 072
평영 에이스 … 087
오직 나만의 푸울 … 102
딱 한 바퀴만 더 … 117
마음 가는 대로 … 139
들켜 버렸다 … 152
받고 싶은 응원 … 164
첫 번째 시합 … 178
허무한 욕망과 희망의 조각 … 195
마지막 풍경 … 208
삼킨 물의 쓸모 … 224
여름의 끝 … 233
에필로그 … 241
작가의 말 … 247
[줄거리]
1930년대 후반, 월미도에서 나고 자란 열다섯 소녀 ‘하도란’은 어느 날 물에 빠진 또래 소녀를 구해 낸다. 그로부터 한 달 후, 도란은 오빠를 따라 경성으로 상경하고 경성수영장 앞에서 자신이 구했던 그 소녀 ‘규옥’을 다시 마주한다. 그 우연한 재회는 도란을 새로운 세상, 푸울(pool)의 세계로 이끈다. 근대식 수영장인 푸울(pool)에 첫발을 디딘 도란은 수영에 푹 빠지고, 수영 장학생을 넘어 수영 선수라는 새로운 꿈을 꾼다. 하지만 현실이 그 앞을 가로막는다.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 조선인이라는 출신, 여성 청소년에 씌워진 억압이 거센 파도처럼 들이친다. 도란은 파도를 넘어서 자신만의 푸른 물결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도란이 헤엄쳐 도착한 그곳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책 속에서]
웅장한 수영장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길쭉한 사각형 모양의 거대한 틀에 아주 새파란 물이 담겨 넘실댔다. 자세히 보니 물 색깔이 아니라 수영장 바닥 색이 비쳐 그리 보였다. 그 안에서 나와 비슷한 수영복을 입은 여자들이 자유로이 움직이고 있었다. 헤엄치기도 하고 걷기도 하고 수영엔 관심 없는 듯 그저 손을 모아 물을 매만지는 이도 있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다들 웃고 있었다. 푸울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의 표정을 보자 나도 어서 푸울에 풍덩 뛰어들고 싶었다.
---p.33
“처음에는 학교에 가고 싶어서 수영을 시작했어요. 그래도 고향에선 수영 잘한다는 축에 들었으니까. 수영 잘하면 학교 보내 준다니 횡재다 싶었죠. 나도 학교에 가서 오빠 못지않게 잘할 수 있다, 나도 신여성이 될 수 있다, 보여 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상관없다니?”
“진짜로 수영이 좋아졌거든요. 학교 안 가고 수영만 하고 싶을 만큼. 조선 최고 수영 선수가 되고 싶을 만큼.”
---p.121
하늘을 보고 수영장 한가운데에 둥둥 떴다. 몸이 가라앉지 않도록 살살 발을 차면서 작게 흔들리며 떠 있었다. 까만 하늘에 회색 구름 사이로 간간이 별이 보였다. 잠시 이곳이 어딘지, 내 처지가 어떤지 잊었다. 누구의 딸도 동생도 부엌데기도 천덕꾸러기도 아닌 그냥 나 하도란으로 존재하는 이곳, 어느새 나의 가장 편한 안식처가 되어 버린 푸울에 푹 안겼다.
---p.135-136
한여름인데도 맨발이 시렸다. 고무신을 찾아 신고 우물에서 물을 퍼 올려 발에 쏟아부었다. 찰박찰박 젖은 발을 꼬물거렸다. 축축한 발의 감촉이 익숙했다. 버석버석하게 마른 채로 살기 싫었다. 내가 원하는 꿈에 젖고 빠진 채로 살아가고 싶었다. 나는 어떤 방식으로 빠질 수 있을까. 허우적거리며 발버둥치는 익수가 아니라, 스스로 숨을 참고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잠수를 하고 싶었다. 누구보다 더 깊게, 멀리. 하지만, 어떻게?
---p.161
수백 번 수천 번을 고민한 끝에 결정했다.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돌아보지 않기로 했다. 또 다른 방법이 있겠지. 스스로 물가로 걸어가야만 수영할 줄 알게 되는 코끼리처럼 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어쭙잖은 애국심이나 효심 때문만은 아니었다. 나에게 주어질 기회와 가능성에 다른 배경을 끼워 넣고 싶지 않았다. 월미도 앞바다를 가르며 헤엄치던 조선인 하도란, 그 자체만으로 해내고 싶었다.
---p.239-240
[서평]
★제2회 소원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세련된 감각과 높은 가독성, 역사물로서 확연한 차별성을 지닌 작품”
근대를 배경으로 수영 선수를 꿈꾸는 여성 청소년의 삶을 찬란하게 그려 낸 소설
『판데모니움』, 『여름의 비행운』을 통해 청소년이 맞닥뜨린 어두운 그늘에 빛 비추며 용기를 전해 온 소원청소년문학상이 제2회 수상작을 선보인다. “세련된 감각과 높은 가독성을 보일 뿐 아니라, 최근 출간된 다른 역사물과 확연한 차별성을 지녔다.”라는 평을 받으며 우수상을 거머쥔 『푸울에 풍덩』(소원라이트나우 12)이다.
『푸울에 풍덩』은 1930년대 후반 일제 강점기에 수영 선수를 꿈꾸는 열다섯 소녀 ‘하도란’의 이야기를 그린다. 과거 경성 거리와 근대식 수영장 풍경을 생생하게 재현하며, 그곳에서 도란이 마주하는 현실적 장벽과 현실을 넘어선 꿈을 담아낸다. 갈기갈기 찢긴 수영복이 새로운 무늬를 남기며 단단히 꿰매어지듯, 도란의 꿈 역시 시련을 딛으며 새로운 모양으로 다시 쌓인다. 가장 도란다운 모습으로. 시대를 불문하고 꿈을 향해 뛰어들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도란의 이야기에 해방감과 감동을 느낄 것이다.
월미도 앞바다를 가르며 헤엄치던 열다섯 소녀
경성 한복판 ‘푸울’에 풍덩 뛰어들어 새로운 세상을 만나다
1930년대 후반, 월미도에서 나고 자라 바다를 제집처럼 드나들던 도란은 어느 날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또래 소녀 규옥을 구해 낸다. 규옥은 자신은 ‘푸울’에서만 수영해 보았다며, 경성수영장에 오면 꼭 자신을 찾으라는 말을 남긴다. 그로부터 한 달 후, 오빠를 따라 경성으로 상경한 도란은 경성수영장 앞에서 규옥과 다시 마주친다.
그날의 우연한 재회는 도란을 새로운 세계로 이끈다. 난생처음 푸른 물이 일렁이는 근대식 수영장 푸울(pool)에 발을 디딘 도란은 새로운 호흡과 영법을 배우며, 새로운 꿈을 꾼다. 글공부 한번 해 본 적 없던 삶에서 벗어나 수영 장학생으로 학교에 가고 정식 선수가 되겠다는 목표가 생긴 것이다.
꿈이 생기자 도란의 삶도 달라진다. 태어나 처음으로 스스로 삶의 방향을 선택한다. 수영 강습회에 등록하고 강습료를 벌기 위해 설렁탕집에서 일하기 시작한다. 시대나 타인의 기대가 아니라 자신이 바라는 길을 향해 기꺼이 뛰어든다. 비록 그 선택이 눈앞의 거대한 현실을 단숨에 바꾸지는 못할지라도 도란은 가라앉지 않는다. 오직 자신만이 일으킬 수 있는 작은 물결을 이어 가며 삶을 변화시켜 나간다.
유월 뜨거운 햇살처럼 달아오르는 수영에 대한 열정
파도처럼 들이치는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꿈을 향해 유영하다
매일 푸울에서 물살을 가르며 도란은 수영 그 자체를 깊이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매섭게 도란의 앞길을 가로막는다. 여자가 무슨 수영이냐는 부모님의 편견과 오빠의 거센 반대, 수영 강습회원들의 차가운 견제까지 겹치며 도란은 거친 파도에 휩쓸린다.
그때, 도란의 곁을 묵묵히 지키는 유일한 조력자는 경수다. 남몰래 밤마다 수영장 문을 열어 주는 경수 덕분에 도란은 고요한 물속에 잠겨 시대, 출신, 가족에 얽매이지 않고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해방감을 느낀다. 한 집안의 가장이라는 무게를 짊어진 경수 역시 수영을 순수하게 사랑하는 도란에게서 위로를 받는다. 밤의 푸울은 억압받는 두 사람이 잠시나마 현실의 짐을 내려놓고 서로에게 깊은 연대를 보내는 안식처가 된다.
작품은 도란의 주변 인물들에게도 저마다의 깊이 있는 서사를 부여해 이야기의 결을 한층 풍성하게 채운다. 가족, 경쟁자, 조력자 등 다채로운 인물들과 부딪치고 화해하는 과정을 통해 도란은 한 뼘 더 성장한다. 좌절하고 희망하며, 캄캄한 현실 속에서도 빛나는 꿈을 향해 유영하는 도란의 이야기는 독자에게 짙은 몰입감과 풍부한 읽을거리를 선사한다.
시대, 출신, 가족에 얽매이던 삶에서 벗어나
가장 나답게, 나의 이름으로 꿈을 증명해 내다
수영 대회에 출전한 도란은 연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온몸으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 낸다. 마침내 수영 장학생이 될 기회를 얻지만, 뜻밖의 조건이 도란을 멈춰 세운다. 맞지 않는 이름표를 달고 보장된 성공의 길을 갈 것인가, 돌아가더라도 온전한 나의 이름으로 살아갈 것인가. 치열한 고민 끝에 도란은 기꺼이 후자를 택한다.
도란의 선택은 일제 강점기라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치열한 경쟁과 타인의 시선 속에서 흔들리는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앞뒤 가리지 않고 성공의 길을 따라가기보다 스스로 돌아보며 ‘나답게 나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과정’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일깨운다.
이재은 작가는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를 살아 낸 평범한 청소년인 도란의 꿈과 도전에 집중한다. 혼란과 탐색의 시기에 있는 청소년이 역사적 사명감까지 짊어지지 않기를,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다정함이 믿음직스럽다. 그 다정한 응시는 지금 불안 속에서도 묵묵히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 그리고 앞으로 빛나는 꿈을 찾아 나설 이들에게까지 향해 있다. 『푸울에 풍덩』을 펼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유롭게 세상을 유영하는 벅찬 해방감을 느끼길 바란다.
이제 도란이에게는 좋아하는 일을 더 잘할 일만 남았는데요. 사실, 이미 충분한 건 아닌가 싶어요. 넘칠 듯 찰랑이는 그 충만한 긍정이 이 책을 읽는 여러분께도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_작가의 말에서